고린도후서 12:1-10
고린도후서 12장 설교 — 육체의 가시, 그리고 족한 은혜
고린도후서 12:1-10 은 고난 중에 있는 성도에게 가장 자주 펼쳐지는 본문 가운데 하나이면서, 동시에 설교자 자신을 가장 정직하게 세우는 본문이기도 합니다. 바울은 자랑을 강요당하는 자리에서 자기 약함을 자랑하는 쪽을 택했는데, 강단에 서는 사람이 이 본문을 다루면서 자기 강함을 드러내기는 쉽고 자기 약함을 인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이 페이지는 Preaching Lab 이 설교 녹음을 되짚는 방식대로, 본문이 하는 일과 설교가 갈 수 있는 길, 그리고 설교 후에 녹음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질문을 정리한 것입니다.
본문 한눈에
- 1-4절에서 바울은 고린도의 거짓 사도들과 견주도록 내몰린 끝에, 십사 년 전 셋째 하늘과 낙원에 이끌려 갔던 경험을 삼인칭으로, 그것도 말할 수 없는 말을 들었다고만 짧게 언급합니다.
- 5-6절에서 그는 그런 사람에 대해서는 자랑하겠으나 자기에 대해서는 약한 것 외에 자랑하지 않겠다고 선을 긋고, 사람들이 자기를 보고 듣는 것 이상으로 여기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합니다.
- 7절에서 계시가 지극히 크다는 바로 그 이유로 육체의 가시, 곧 사탄의 사자가 주어졌다고 하는데, 가시의 정체는 밝히지 않고 그 목적이 자만하지 않게 하려는 데 있음만 두 번 반복합니다.
- 8-9절에서 바울은 세 번 주께 간구했고, 응답은 가시의 제거가 아니라 은혜가 족하다는 말씀과 능력이 약한 데서 온전하여진다는 말씀이었습니다.
- 9-10절에서 그는 그 응답을 받아들여 약함을 자랑하고, 약한 그 때에 강하다는 역설로 본문을 맺으며, 그 이유를 그리스도의 능력이 자기에게 머물게 하려 함이라고 밝힙니다.
설교가 갈 수 있는 길 셋
응답되지 않은 기도로 읽기
세 번 간구했으나 가시는 남았다는 8-9절을 중심에 두면, 기도의 응답이 상황의 변화가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일 수 있다는 설교가 됩니다. 병중에 있거나 오래 기도하고도 바뀐 것이 없는 성도에게 가장 직접 닿는 길입니다. 다만 이 길은 설교자가 응답되지 않은 기도 앞에서 서둘러 위로로 넘어가지 않고, 9절의 응답이 오기 전 바울이 세 번이나 매달렸다는 사실에 충분히 머물 것을 요구합니다.
자랑의 역전으로 읽기
이 단락이 고린도후서 10-13장의 이른바 어리석은 자의 자랑 한복판에 있다는 점을 살리면, 본문은 능력과 성공을 사역의 증거로 삼는 회중의 기준을 뒤집는 설교가 됩니다. 1-6절에서 바울이 계시 경험을 얼마나 아껴 말하는지, 그리고 왜 삼인칭을 쓰는지가 설교의 첫 대지가 됩니다. 이 길은 회중이 아니라 먼저 설교자 자신의 강단이 무엇을 자랑해 왔는지를 묻게 되므로, 그 값을 치를 각오가 필요합니다.
그리스도의 능력이 머무는 자리로 읽기
9절 후반의 그리스도의 능력이 내게 머물게 한다는 표현을 중심에 두면, 본문은 약함 자체를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약함이 능력의 통로가 되는 까닭을 밝히는 설교가 됩니다. 이 길에서는 고린도후서 4:7 의 질그릇과 13:4 의 약하심 가운데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약함을 자랑하는 것이 감상이 아니라 그리스도론에 뿌리를 둔 것임을 보이려면, 10절의 목록을 바울의 실제 사역과 연결해 주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이 본문에서 흔히 어긋나는 자리
가시의 정체를 확정하는 일
안질, 간질, 말더듬, 박해자, 고린도 교회 자체 등 여러 추정이 있으나 본문은 침묵합니다. 설교가 그 가운데 하나를 골라 예화로 살을 붙이면, 바울이 일부러 비워 둔 자리를 설교자가 채우게 되고, 자기 가시가 그것과 다른 성도는 본문 밖으로 밀려납니다. 침묵 자체가 본문이 모든 종류의 가시를 품게 하는 장치라는 점을 살리시는 편이 낫습니다.
1-6절을 건너뛰고 7절에서 시작하는 일
육체의 가시와 족한 은혜는 잘 알려져 있어서 앞부분을 도입 몇 마디로 처리하고 곧장 7절로 가기 쉽습니다. 그러면 가시가 지극히 큰 계시 때문에 주어졌다는 인과가 사라지고, 본문은 일반적인 고난 설교로 평평해집니다. 바울이 경험을 삼인칭으로 감추고 십사 년을 침묵한 이유가 설교에 들어와야 7절의 자만하지 않게 하려 하심이 무게를 얻습니다.
약함을 성공의 전략으로 바꾸는 일
약할 때 강하다는 10절이 낮아지면 결국 높아진다는 식의 처세 원리로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약함은 잠시 거쳐 가는 단계가 되고, 회중은 여전히 강함을 목표로 삼은 채 돌아갑니다. 바울에게 가시는 끝내 제거되지 않았고, 강함은 자기 것이 아니라 머무시는 그리스도의 능력이었다는 점이 설교 끝까지 유지되어야 합니다.
설교하신 뒤 스스로 물을 다섯 가지
- 설교 본론에서 1-6절의 셋째 하늘 계시와 삼인칭 자랑을 다룬 시간이 몇 분이었고, 7-10절을 다룬 시간이 몇 분이었는지요. 앞부분이 도입 한두 문장으로만 지나갔다면 가시가 계시 때문에 주어졌다는 인과가 회중에게 전달되었는지 녹취록에서 그 문장을 찾아보실 수 있는지요.
- 가시가 무엇이었는지에 대해 설교에서 어떤 말을 하셨는지요. 특정 질병이나 사람으로 단정한 문장이 있는지, 아니면 본문이 밝히지 않는다고 말한 문장이 있는지, 녹취록에서 그 부분을 그대로 확인해 보십시오.
- 9절의 족하다는 은혜를 설명하실 때, 그것이 가시의 제거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명시적으로 말한 문장이 있는지요. 그리고 설교 안에서 상황이 결국 바뀌었다는 예화가 몇 개였고, 상황이 바뀌지 않은 채 은혜가 족했던 예화가 몇 개였는지 세어 보십시오.
- 설교자 자신의 약함을 언급한 대목이 있었는지요. 있었다면 그것이 이미 극복한 과거의 일이었는지, 지금도 남아 있는 가시였는지 녹취록에서 확인해 보십시오. 또 설교 중 사역의 열매나 성과를 언급한 문장이 몇 번 있었는지 함께 세어 보시면 본문과 강단의 자랑이 같은 방향인지 드러납니다.
- 결론에서 약할 때 강하다는 10절을 어떻게 풀었는지요. 그 강함의 주어가 그리스도의 능력이라고 말한 문장이 있는지, 아니면 결국 성도가 강해진다는 쪽으로 끝났는지 마지막 3분의 녹취록을 읽어 보십시오.
적용이 붕 뜨지 않게
이 본문에서 적용이 떠 있는 상태는 약함을 인정합시다, 은혜로 만족합시다에서 멈추는 것입니다. 방향은 맞지만 성도가 다음 주일 전에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내려앉은 적용은 바울이 실제로 한 일, 곧 세 번 간구한 것과 약함을 감추지 않고 말한 것과 응답을 받아들인 것에 대응하는, 한 주 안에 한 번 할 수 있는 행동을 짚어 주는 것입니다.
- 오래 기도했으나 바뀌지 않은 한 가지를 종이에 적고, 이번 주 세 번 그것을 두고 기도하되 마지막 날에는 제거해 달라는 말 대신 은혜가 족하게 해 달라는 문장으로 기도를 마쳐 보십시오.
- 지금까지 감추어 온 자신의 약함 하나를 이번 주 안에 배우자나 구역 식구 한 사람에게 말로 털어놓고, 그 자리에서 함께 기도해 달라고 부탁해 보십시오.
- 이번 주 한 번, 자신이 잘한 일을 말하고 싶은 자리에서 그 말을 삼키고 대신 그 일이 되게 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한 문장으로 말해 보십시오.
이 설교 녹음으로 리포트 받기Preaching Lab 이 무엇인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