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서 12:1-21
로마서 12장 설교 — 산 제물로 드려진 몸, 한 몸으로 사는 성도
로마서 12장은 헌신 예배, 임직식, 새해 첫 주일에 가장 자주 강단에 오르는 본문 가운데 하나이며, 그만큼 1-2절만 떼어 헌신을 촉구하는 설교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그러나 이 장은 1절의 접속사 하나로 앞 열한 장의 긍휼에 매달려 있고, 3절 이후로는 한 몸의 지체들이 서로에게, 그리고 원수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스물여 개의 짧은 명령으로 풀어 놓습니다. 설교자에게 이 본문이 조용히 요구하는 것은 은혜를 먼저 말하고 나서 명령을 말하는 순서, 그리고 그 명령들을 목록으로 스치지 않고 회중의 이번 한 주에 닿게 하는 인내입니다.
본문 한눈에
- 1-2절은 앞 열한 장이 펼친 하나님의 긍휼을 근거로 삼아, 몸을 산 제물로 드리라는 예배의 언어와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변화를 받으라는 분별의 언어로 그리스도인의 삶 전체를 새로 정의합니다.
- 3-8절은 그 변화된 삶이 혼자가 아니라 한 몸 안에서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자기를 지혜롭게 생각하라는 권면 위에 예언, 섬김, 가르침, 위로, 구제, 다스림, 긍휼의 일곱 은사를 놓습니다.
- 9-13절은 거짓 없는 사랑이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를 형제 사랑, 존경, 열심, 소망, 인내, 기도, 구제, 손 대접으로 이어지는 짧은 명령들로 그립니다.
- 14-21절은 시선을 공동체 밖으로 돌려 박해하는 자를 축복하고, 함께 울고, 스스로 원수를 갚지 말며, 진노는 하나님께 맡기고,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는 데서 끝납니다.
설교가 갈 수 있는 길 셋
은혜에서 나오는 그러므로
1절의 접속사와 하나님의 자비를 축으로 삼아, 로마서 1-11장이 말한 칭의와 긍휼이 어떻게 12장의 삶으로 흘러나오는지를 보여 주는 길입니다. 회중이 이 장을 요구 목록이 아니라 받은 것에 대한 응답으로 듣게 하는 데 가장 유리합니다. 다만 앞 열한 장을 몇 문장으로 정직하게 요약할 시간을 서론에서 내어야 하고, 그러지 못하면 이 대지는 구호에 그칩니다.
한 몸과 각자의 은사
3-8절을 중심에 두고, 자기를 과대평가하지도 과소평가하지도 않는 분별과 각 지체가 받은 은사로 몸을 세우는 교회론을 설교하는 길입니다. 임직식이나 부서 재편 주일에 잘 맞습니다. 이 길을 택하시면 예언을 비롯한 은사의 오늘날 지속 여부에 대해 교단마다 이해가 다르다는 사실을 한 문장이라도 정직하게 짚어야 하며, 은사 목록을 교회 봉사 배치표로 바꿔 읽지 않도록 6절의 믿음의 분량이라는 말을 붙들어야 합니다.
원수 앞에서의 선
14-21절을 정점으로 삼아, 복수를 포기하고 진노를 하나님께 맡기며 선으로 악을 이기는 삶을 설교하는 길입니다. 갈등과 상처가 많은 회중에게 가장 날카롭게 닿습니다. 그러나 19절의 하나님의 진노를 빼면 무력한 관용의 도덕이 되고, 학대나 범죄의 피해자가 회중 안에 있음을 잊으면 침묵을 강요하는 말이 되므로, 하나님의 공의가 복수 포기의 근거라는 점과 정당한 법적 보호가 원수 갚음이 아니라는 점을 함께 말해야 합니다.
이 본문에서 흔히 어긋나는 자리
1-2절에서 멈추는 헌신 설교
산 제물과 변화라는 큰 말에 설교 전체를 걸고 3-21절은 마지막 몇 분에 목록으로 읽고 지나가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면 바울이 몸을 드린다는 것이 구체적으로 어떤 삶인지 열아홉 절에 걸쳐 풀어 놓은 것을 설교가 다시 추상으로 되돌리는 셈이 됩니다. 1-2절을 표제로 두시더라도 뒤의 명령 가운데 적어도 몇 개는 본문 설명의 무게로 다루셔야 합니다.
이 세대를 목록으로 채우기
2절의 이 세대를 본받지 말라는 말을 설교자가 염려하는 특정 문화 항목들, 예컨대 소비 습관이나 매체나 유행으로 채우는 순간, 본문이 말하지 않은 주제가 본문의 이름으로 들어옵니다. 바울은 그 자리에서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라고 말하지, 항목을 주지 않습니다. 세대의 모습을 예로 드시더라도 그것이 설교자의 판단이지 본문의 명령이 아님을 분명히 하시는 편이 정직합니다.
원수 사랑을 참으라는 말로 바꾸기
17-21절을 억울해도 참고 넘어가라는 권면으로 줄이면, 진노를 하나님께 맡기라는 19절의 근거가 사라지고 피해자에게는 침묵하라는 말로 들립니다. 반대로 19절만 강조해 하나님이 갚아 주실 것이라는 위안으로 끝내면 20-21절의 적극적인 선이 빠집니다. 두 절이 한 호흡임을 보여 주시고, 정의를 구하는 것과 스스로 원수를 갚는 것이 다르다는 점을 한 번은 말씀하셔야 합니다.
설교하신 뒤 스스로 물을 다섯 가지
- 1절의 그러므로를 설명하는 데 몇 문장을 쓰셨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로마서 1-11장의 내용이나 하나님의 자비가 실제로 언급되었는지, 아니면 1절을 명령문으로 바로 시작하셨는지 녹음에서 확인해 보십시오.
- 3-8절의 일곱 은사 가운데 설교에서 이름을 부르며 다룬 것이 몇 개인지 세어 보시고, 예언을 언급하셨다면 오늘날의 적용에 대해 전통마다 이해가 다르다는 말을 하셨는지, 아니면 한 입장을 당연한 것으로 말씀하셨는지 살펴보십시오.
- 9-21절의 명령 가운데 설교에서 본문 설명으로 다룬 것이 몇 개이고 낭독으로만 지나간 것이 몇 개인지 세어 보시고, 특히 원수라는 말과 19절의 하나님의 진노가 설교에 등장했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 2절의 이 세대를 설명하며 예로 드신 항목들을 적어 보시고, 그 가운데 본문이 직접 말하는 것과 설교자의 관찰인 것을 구분하셨는지, 그리고 그 예화들이 차지한 시간이 본문 설명 시간과 견주어 어느 정도였는지 재어 보십시오.
- 적용 부분에서 회중이 이번 주 안에 할 수 있는 특정 행동을 말한 문장이 몇 개인지, 더 헌신합시다나 더 사랑합시다처럼 방향만 있는 문장이 몇 개인지 각각 세어 보십시오.
적용이 붕 뜨지 않게
로마서 12장의 적용이 뜬 채로 끝나는 전형은 몸을 드리자, 세상을 본받지 말자, 서로 사랑하자로 마무리되는 것인데, 이는 본문이 이미 스물여 개의 구체 명령으로 풀어 놓은 것을 도로 접어 버리는 셈입니다. 이 본문에서 내려앉은 적용은 그 명령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 회중 가운데 한 사람이 이번 주 어느 요일에, 누구에게, 무엇을 하는지까지 말해 줍니다. 방향은 이미 본문에 있으니, 설교자가 보탤 것은 그 방향의 첫걸음 하나입니다.
- 13절을 따라, 교회 안에서 형편이 어려운 한 가정을 정해 이번 주 안에 식사 한 끼 값이나 생활비 일부를 이름 없이 전달해 보십시오.
- 15절을 따라, 병중이거나 상을 당한 성도 한 분에게 주중에 직접 전화를 걸어 조언 없이 그분의 말을 듣고 함께 울어 주는 시간을 가져 보십시오.
- 20절을 따라, 관계가 틀어져 피하고 있는 한 사람의 이름을 적고, 다음 주일이 오기 전에 안부 문자 한 통이나 차 한 잔 같은 작은 친절을 먼저 건네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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