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기 6:4-9
신명기 6장 설교 — 들으라, 한 분 하나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하고 자녀에게 가르치라
신명기 6:4-9는 이스라엘이 매일 외우던 고백이고, 예수님께서 가장 큰 계명으로 인용하신 본문이며, 한국교회 강단에서는 어린이주일과 가정의 달에 자주 오르는 말씀입니다. 그만큼 회중은 이미 결론을 안다고 여기고 앉아 있고, 설교자는 익숙한 자녀교육 설교로 빠르게 흘러가고 싶은 유혹을 받습니다. 이 본문이 설교자에게 조용히 요구하는 것은 4절의 선포를 5절의 명령보다 앞에, 그리고 7절의 가르침보다 앞에 두는 순서를 끝까지 지키는 일입니다.
본문 한눈에
- 4절은 명령이 아니라 부름과 선포로 시작합니다. 들으라는 말 뒤에 여호와가 누구이신지가 먼저 놓이고, 이것이 뒤따르는 모든 명령의 근거가 됩니다.
- 5절은 그 하나님을 마음과 뜻과 힘을 다하여 사랑하라고 명합니다. 사랑의 대상이 먼저이고, 사랑의 전인성이 그 다음입니다.
- 6절은 이 말씀이 있어야 할 자리를 마음으로 지정합니다. 밖으로 나가기 전에 먼저 안에 새겨져야 한다는 순서입니다.
- 7절은 그 말씀을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라 하고, 앉고 걷고 눕고 일어나는 네 자리를 열거하여 하루 전체를 가르침의 시간으로 삼습니다.
- 8-9절은 손과 이마, 문설주와 바깥 문으로 범위를 넓혀 몸과 집과 공동체의 경계까지 말씀이 이르게 합니다. 개인의 마음에서 시작한 말씀이 가정과 마을의 문까지 나아가는 움직임입니다.
설교가 갈 수 있는 길 셋
하나님이 누구신지에서 출발하는 설교
4절을 설교의 중심에 두고, 여호와가 유일하신 분이라는 선포가 어떻게 5절의 사랑과 7절의 가르침을 낳는지를 따라가는 길입니다. 이 본문을 자녀교육 본문으로 기대하고 앉은 회중에게는 그 기대를 잠시 미루게 해야 하므로, 4절에 머무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4절의 번역이 하나님의 유일성을 강조하는지 하나님의 하나 되심을 강조하는지 표준 주석서들 사이에 갈림이 있으므로, 설교자가 어느 쪽에 무게를 두는지 스스로 알고 서야 합니다.
온 존재로 드리는 사랑
5절의 마음과 뜻과 힘을 사랑의 전인성으로 읽고, 마가복음 12:29-30에서 예수님께서 이 계명을 가장 큰 계명으로 세우신 것과 이어 가는 길입니다. 세 단어를 각각 별개의 대지로 나누어 인간 구조를 분석하는 강의가 되지 않도록, 세 단어가 함께 하나의 전부를 가리킨다는 점을 붙들어야 합니다. 사랑을 감정으로만 말하지 않고 6-9절의 구체적 행위와 붙여 두는 것이 이 방향의 값입니다.
일상의 자리에서 전해지는 말씀
7-9절을 중심으로, 말씀이 예배당이 아니라 식탁과 길과 잠자리와 현관에서 다음 세대에게 건너간다는 점을 설교하는 길입니다. 어린이주일과 가정의 달에 자연스러운 방향이지만, 부모 역할 기술로 좁아지지 않도록 4-6절의 근거를 반드시 먼저 세워야 합니다. 자녀가 없거나 장성한 성도, 독신 성도, 믿지 않는 가족과 사는 성도가 회중의 절반일 수 있으므로, 이 방향은 그분들이 서 있을 자리를 설교 안에 마련하는 비용을 치릅니다.
이 본문에서 흔히 어긋나는 자리
4절을 건너뛰고 7절로 직행하는 설교
가정의 달 설교에서 가장 흔한 미끄러짐입니다. 하나님이 누구신지의 선포가 한 문장으로 지나가고, 나머지 시간은 자녀에게 어떻게 신앙을 물려줄지에 대한 조언이 됩니다. 그러면 본문의 순서가 뒤집혀 말씀이 부모의 책임 목록이 되고, 회중은 은혜가 아니라 숙제를 안고 돌아갑니다.
명령만 남고 은혜의 근거가 사라지는 설교
본문은 명령형으로 가득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10-12절은 이 명령이 주신 땅과 종 되었던 집에서 건져 내신 구원 위에 놓여 있음을 말합니다. 이 문맥을 빼면 사랑하라는 명령이 율법적 부담으로만 들리고, 온 마음을 다하지 못하는 회중의 실제 상태 앞에서 설교가 정죄로 끝납니다. 사랑의 명령 앞에 먼저 사랑하신 하나님을 두는 자리가 설교 어딘가에 있어야 합니다.
예화와 관습 소개가 본문을 삼키는 설교
8-9절을 다루며 유대인의 테필린과 메주자 풍습을 길게 소개하거나, 반대로 그것을 형식주의의 예로 낮추어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앞의 경우는 흥미로운 정보가 본문을 대신하고, 뒤의 경우는 본문이 명하는 바를 설교자가 비웃는 모양이 됩니다. 관습 설명은 오늘 회중이 말씀을 몸과 집에 어떻게 두어야 하는지로 연결될 때만 제 몫을 합니다.
설교하신 뒤 스스로 물을 다섯 가지
- 녹음에서 4절, 곧 여호와가 어떤 분이신지를 다룬 시간이 몇 분이었는지, 그리고 5절의 명령으로 넘어가기 전에 하나님이 누구신지를 선포한 문장이 한 문장이라도 있었는지 확인해 보셨는지요.
- 사랑하라는 명령 앞이나 뒤에 은혜의 근거, 예컨대 신명기 6:10-12의 문맥이나 출애굽의 구원, 혹은 마가복음 12장에서 예수님께서 이 계명을 인용하신 사실을 말한 자리가 녹취록의 어디에 있었는지, 그것이 명령보다 앞에 놓였는지 뒤에 놓였는지 찾아보셨는지요.
- 7절의 네 자리, 곧 앉을 때와 길을 갈 때와 누울 때와 일어날 때를 회중의 실제 시간표, 이를테면 저녁 식탁이나 출근길 차 안이나 잠들기 전 같은 구체적 장면으로 바꾸어 말한 문장이 몇 개였는지 세어 보셨는지요.
- 설교 전체에서 회중을 부모님이나 학부모로 부른 횟수와, 자녀가 없거나 장성한 성도, 독신 성도, 어린 손주를 둔 어르신을 향해 직접 말을 건넨 문장의 수를 비교해 보셨는지요.
- 8-9절을 다루며 유대 관습이나 예화에 쓴 시간이 몇 분이었고, 그 뒤에 오늘 회중이 말씀을 몸과 집 어디에 어떻게 둘 수 있는지를 말한 문장이 실제로 이어졌는지, 아니면 관습 설명에서 바로 다음 대지로 넘어갔는지 확인해 보셨는지요.
적용이 붕 뜨지 않게
이 본문의 적용은 방향으로 끝나기 쉽습니다. 하나님을 온 마음으로 사랑합시다, 자녀에게 신앙을 물려줍시다 같은 말은 옳지만 회중이 월요일에 무엇을 할지는 정해 주지 않습니다. 본문 스스로가 7-9절에서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있으므로, 적용도 같은 결을 따라 어느 자리에서 어떤 말을 누구에게 한 번 하는지까지 내려가야 회중의 한 주에 닿습니다.
- 이번 주 저녁 식탁에서 한 번, 오늘 읽은 성경 한 구절을 가족에게 말로 전해 보시기를, 혼자 사시는 분이라면 식사 전에 그 구절을 소리 내어 한 번 읽어 보시기를 권해 보십시오.
- 현관문이나 냉장고 문처럼 하루에 여러 번 지나는 자리에 신명기 6:4-5를 손으로 써 붙이고, 지나칠 때마다 한 번 읽는 일을 다음 주일까지 이어 가 보도록 권해 보십시오.
- 자녀나 손주, 혹은 교회 안의 어린 성도 한 사람에게 하나님이 내 삶에 하신 일 한 가지를 오 분 안에 이야기해 주는 것으로 7절의 가르침을 한 번 실행해 보도록 권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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