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23:1-6
시편 23편 설교 — 여호와는 나의 목자, 골짜기를 지나 잔칫상까지
시편 23편은 회중이 이미 외우고 있는 본문입니다. 장례식장에서, 병실에서, 어린 시절 주일학교에서 들었기에 첫 절을 읽는 순간 성도들의 마음은 벌써 6절에 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본문은 설교자에게 조용히 한 가지를 요구합니다. 익숙함을 뚫고 본문이 실제로 말하는 것을 다시 듣게 하되, 그 익숙함이 주는 위로를 빼앗지는 말라는 것입니다. Preaching Lab 은 설교를 마친 뒤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는지 녹음으로 돌아볼 수 있도록 이 페이지를 두었습니다.
본문 한눈에
- 1절은 고백 하나로 시작합니다. 여호와가 목자시라는 선언과 그래서 부족함이 없다는 결론이 한 문장에 붙어 있고, 나머지 다섯 절은 그 결론이 어떻게 참인지를 풀어 갑니다.
- 2-3절은 목자가 하는 일을 열거합니다. 푸른 풀밭과 쉴 만한 물가, 소생시키는 일, 그리고 의의 길로 인도하는 일까지, 초점은 양이 아니라 목자의 손에 있습니다.
- 4절에서 풍경이 바뀝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가 나오는데, 본문은 골짜기를 피해 간다고 하지 않고 골짜기를 지나간다고 말하며, 바로 이 절에서 하나님을 부르는 말이 3인칭에서 2인칭으로 바뀝니다.
- 5절은 비유가 목자에서 주인으로 옮겨 갑니다. 원수 앞에서 차려진 상, 기름 부음, 넘치는 잔은 들판의 언어가 아니라 잔칫집의 언어입니다.
- 6절은 뒤따르는 것이 원수가 아니라 선하심과 인자하심이라고 말하며,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거하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시가 도착하는 곳은 안전이 아니라 임재입니다.
설교가 갈 수 있는 길 셋
목자의 손에 초점을 두는 설교
1-4절의 동사들을 따라가며 목자가 무엇을 하시는지를 설교의 뼈대로 삼는 길입니다. 양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목자가 이미 무엇을 하고 계신지를 보이는 설교가 됩니다. 이 길을 택하면 적용이 명령형이 아니라 신뢰의 자리에서 나와야 하므로, 설교자가 마지막 대지에서 갑자기 성도에게 숙제를 내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해야 합니다.
4절을 중심에 세우는 설교
골짜기를 시의 정점으로 읽고, 하나님을 부르는 말이 그분에서 주께로 바뀌는 자리에 설교의 무게를 두는 길입니다. 고난 가운데 있는 성도, 상실을 겪은 회중에게 특히 필요한 방향입니다. 그러나 이 길은 골짜기에 머무는 시간과 5-6절의 잔칫상으로 넘어가는 시간의 비율을 설교자가 의식적으로 정해야 하며, 회중의 실제 상황을 아는 만큼만 진실하게 들립니다.
신약의 선한 목자와 이어 읽는 설교
요한복음 10장의 선한 목자, 누가복음 15장의 잃은 양을 찾는 목자와 함께 읽어 시편 23편의 목자가 누구인지를 그리스도 안에서 밝히는 길입니다. 시편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읽는 것은 여러 전통이 공유하는 오랜 방식입니다. 다만 이 길은 시편 본문 자체의 흐름을 먼저 충분히 드러낸 뒤에 신약으로 건너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시편 23편 설교가 아니라 요한복음 10장 설교에 시편이 서론으로 붙은 모양이 됩니다.
이 본문에서 흔히 어긋나는 자리
위로만 남고 본문이 사라지는 설교
이 본문은 너무 익숙해서 설교자가 본문을 읽지 않고 본문에 대한 인상을 설교하기 쉽습니다. 목자와 양에 관한 일반적 예화가 이어지고, 정작 2절의 물가나 3절의 의의 길, 5절의 원수 같은 구체적 낱말은 한 번도 다뤄지지 않은 채 끝납니다. 회중은 따뜻하게 돌아가지만 이 시편에서 무엇을 새로 들었는지는 말하지 못합니다.
골짜기를 서둘러 건너는 설교
4절을 읽고 곧바로 그래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니 괜찮다고 넘어가면, 지금 골짜기에 있는 성도에게는 설교자가 자기 자리를 보지 않고 지나간 것으로 들립니다. 본문은 골짜기가 없다고 하지 않고 골짜기 안에 목자가 계신다고 말합니다. 이 차이를 설교가 실제로 발음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양의 습성 예화가 본문을 대신하는 설교
양이 얼마나 어리석은지, 목자가 어떻게 양을 다루는지에 관한 목축 이야기가 설교의 절반을 차지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 예화는 본문을 밝히는 데 쓰일 때는 유익하지만, 본문이 말하지 않는 세부를 본문의 의미처럼 전하는 순간 시편이 아니라 예화를 설교하게 됩니다. 특히 5-6절은 목자 비유를 떠나 잔칫집으로 옮겨 가므로, 양 이야기로 끝까지 가면 시의 후반부가 통째로 빠집니다.
설교하신 뒤 스스로 물을 다섯 가지
- 녹취록에서 1절부터 6절까지 각 절이 최소 한 번씩 직접 언급되었는지 세어 보십시오. 특히 5절의 원수와 6절의 여호와의 집이 본문으로 다뤄졌는지, 아니면 1-4절에서 설교가 끝났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 4절에서 하나님을 부르는 말이 3인칭에서 2인칭으로 바뀌는 것을 설교에서 말로 짚으셨는지, 짚었다면 그것이 회중에게 무슨 뜻인지 한 문장으로 풀어 주셨는지 찾아보십시오.
- 설교 전체 시간 가운데 양의 습성이나 목자의 일에 관한 예화가 차지한 시간을 재어 보십시오. 그 예화 뒤에 본문의 어느 절로 돌아왔는지가 녹취록에 적혀 있는지도 함께 보십시오.
- 골짜기를 말한 대목에서 회중 가운데 실제로 있을 법한 상황을 하나라도 이름 붙여 말하셨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고난이나 어려움 같은 일반 명사로만 지나갔는지, 병실이나 장례나 실직 같은 구체적 자리를 한 번이라도 불렀는지 세어 보십시오.
- 마지막 적용 부분에서 성도가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행동이 문장으로 나왔는지 찾아보십시오. 하나님을 신뢰하자, 목자를 따르자 같은 방향만 있었는지, 아니면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라는 동사가 있었는지 녹취록에서 표시해 보십시오.
적용이 붕 뜨지 않게
시편 23편의 적용은 떠다니기 쉽습니다. 주님을 목자로 신뢰하자는 말은 옳지만, 성도가 월요일 아침에 그것을 어떻게 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습니다. 이 본문에서 내려앉는 적용은 본문의 장면과 붙어 있어야 합니다. 쉴 만한 물가에 실제로 앉는 시간, 골짜기에 있는 이웃 곁으로 가는 발걸음, 원수 앞에서 차려진 상을 기억하는 구체적 자리처럼, 다음 주일 전에 했는지 안 했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모양이어야 합니다.
- 이번 주 하루를 정해 스무 분 동안 휴대전화를 끄고 앉아 시편 23편을 천천히 두 번 읽으며, 2절의 쉴 만한 물가를 몸으로 한 번 살아 보십니다.
- 지금 골짜기를 지나고 있다고 아는 성도나 이웃 한 사람에게 이번 주 안에 직접 찾아가거나 전화하여, 조언 없이 함께 있어 주는 시간을 삼십 분 갖습니다.
- 5절의 상을 생각하며, 관계가 어려운 사람 한 명의 이름을 적어 두고 이번 주 매일 그 사람을 위해 한 문장으로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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