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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복음 24:13-35

누가복음 24장 설교 — 엠마오 길, 눈이 가려진 두 제자와 함께 걸으신 주님

부활주일 오후나 그다음 주일, 혹은 낙심한 회중 앞에 설 때 설교자들이 자주 여는 본문입니다. 두 제자가 걸었던 길이 회중의 길과 닮아 있어 쉽게 마음이 닿지만, 바로 그 친숙함 때문에 본문이 실제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덜 살피게 되기도 합니다. 설교하신 뒤 녹음을 들어 보실 때 이 페이지의 질문들이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Preaching Lab도 그 일을 거들기 위해 있습니다.

본문 한눈에

  1. 부활의 날 오후, 두 제자가 예루살렘을 등지고 엠마오로 걸어가며 그날 있었던 일을 두고 서로 이야기합니다(13-14절).
  2. 예수께서 가까이 다가와 함께 걸으시지만 그들의 눈은 가려져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그분께 예루살렘 소식을 설명하며 자신들의 무너진 소망을 털어놓습니다(15-24절).
  3. 예수께서는 그들을 꾸짖으신 뒤 모세와 모든 선지자의 글로부터 시작하여 자기에 관한 것을 풀어 주십니다(25-27절).
  4. 저녁에 그들의 강권으로 머무신 예수께서 떡을 떼어 주실 때 그들의 눈이 열리고, 그 순간 예수께서는 보이지 않게 되십니다(28-31절).
  5. 두 사람은 길에서 마음이 뜨거웠던 것을 서로 확인하고 그 시간에 곧장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열한 제자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더합니다(32-35절).

설교가 갈 수 있는 길 셋

성경이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 27절을 중심으로

부활하신 주님이 처음 하신 일이 기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성경을 풀어 주신 것이었다는 점에 무게를 두는 갈래입니다. 구약 전체가 그리스도를 향한다는 누가의 주장을 회중이 실제로 붙들게 하려면, 설교자가 27절의 주장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구약 한 본문을 실제로 골라 그리스도께로 읽어 보이는 수고가 필요합니다. 어느 본문을 고를지, 그 본문이 정말 그렇게 읽히는지가 이 갈래의 값입니다.

떡을 떼실 때 열린 눈 — 30-31절을 중심으로

말씀으로 마음이 뜨거워졌으나 알아본 것은 식탁에서였다는 순서에 주목하는 갈래입니다. 성찬을 함께 시행하는 주일이라면 자연스럽고, 예배와 식탁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는 자리임을 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본문의 식탁이 성찬 제정을 곧바로 가리키는지, 아니면 누가복음 전체에 흐르는 식탁 교제의 하나인지는 전통마다 읽는 결이 다르므로 어느 쪽으로 세우든 그 선택을 회중 앞에서 숨기지 않는 편이 정직합니다.

등을 돌린 길에서 돌아오는 길로 — 13절과 33절의 대비

예루살렘을 떠나던 두 사람이 밤길을 무릅쓰고 되돌아가는 방향의 전환을 축으로 삼는 갈래입니다. 낙심한 회중, 교회를 떠나려는 마음, 꺼져 가는 소망에 가장 직접 닿습니다. 값은 이것입니다 — 방향을 바꾼 것이 그들의 결심이 아니라 주님이 먼저 다가오셔서 걸으신 결과라는 점을 놓치면, 본문은 금세 「낙심하지 말고 돌아오라」는 권면으로 줄어듭니다.

이 본문에서 흔히 어긋나는 자리

25절의 꾸지람을 건너뜀

위로가 필요한 회중 앞에서 설교자는 「미련하고 마음이 더디다」는 말씀을 조용히 지나치기 쉽습니다. 그러나 누가는 위로와 책망을 한 입에서 나오게 두었고, 두 제자가 성경을 몰라서가 아니라 믿지 못해서 더뎠다는 진단이 27절의 풀이가 필요한 까닭입니다. 이 절을 빼면 그들의 문제가 단지 슬픔이었던 것처럼 들리고, 주님의 처방도 위로 한 가지로 좁아집니다.

「우리는 바랐노라」에 회중의 사연을 덧입힘

21절의 무너진 소망은 예화가 붙기에 좋은 자리라, 사업 실패나 자녀 문제 같은 이야기가 본문보다 길어지기 쉽습니다. 두 제자의 소망은 이스라엘의 구속이라는 구체적인 기대였고, 그 기대가 틀려서가 아니라 십자가를 통과해야 했기에 무너진 것입니다. 회중의 사연을 그 자리에 넣을수록 「고난을 통과하는 메시아」라는 본문의 핵심 논지가 예화 뒤로 밀립니다.

「마음이 뜨거웠다」를 감정 체험으로 세움

32절은 설교의 클라이맥스로 자주 쓰이는데, 그때 뜨거움이 말씀을 풀어 주실 때 일어난 것이라는 단서가 떨어져 나가기 쉽습니다. 그러면 설교의 방향이 「말씀 앞에 서라」에서 「뜨거운 체험을 구하라」로 옮겨 갑니다. 본문은 뜨거움을 목표로 제시하지 않고, 성경이 열릴 때 따라온 것으로 되돌아보며 말합니다.

설교하신 뒤 스스로 물을 다섯 가지

  1. 27절을 다루실 때 구약의 어느 본문을 실제로 펴서 그리스도께로 읽어 보이셨는지요, 아니면 「모든 성경이 그리스도를 가리킨다」는 문장으로만 지나가셨는지요. 녹취록에서 구약 책 이름이 몇 번, 어디에서 나오는지 세어 보십시오.
  2. 25절의 책망을 설교 안에서 다루셨는지요. 다루셨다면 몇 분쯤에, 몇 문장으로 지나가셨는지, 그리고 그 책망이 27절의 풀이와 이어져 있었는지 녹음에서 확인해 보십시오.
  3. 예화가 차지한 시간과 본문 13-35절을 직접 설명한 시간을 재 보셨을 때 어느 쪽이 길었는지요. 특히 21절 자리에 붙인 예화가 본문의 「고난을 통과하는 메시아」 논지로 되돌아왔는지 살펴보십시오.
  4. 두 제자의 눈이 열린 것을 무엇 때문이라고 말씀하셨는지요. 녹취록에서 「알아보았다」「눈이 열렸다」에 해당하는 대목을 찾아 그 주어가 제자들의 노력인지 주님의 행동인지 확인해 보십시오.
  5. 33절의 돌아감을 설교 마무리에서 다루셨는지요, 아니면 32절의 뜨거움에서 끝나셨는지요. 마지막 5분의 녹취록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오는지, 그것이 회중에게 어떤 걸음으로 옮겨졌는지 보십시오.

적용이 붕 뜨지 않게

이 본문에서 떠다니는 적용은 「낙심하지 말고 주님을 바라보십시오」나 「말씀으로 마음이 뜨거워지십시오」처럼 방향만 가리키고 끝나는 것입니다. 착지한 적용은 두 제자가 실제로 한 일 — 낯선 이에게 사연을 말하고, 성경을 들었으며, 식탁에 강권하여 머물게 하고, 그 밤에 돌아가 말했다 — 가운데 하나를 회중 한 사람이 이번 주에 할 수 있는 크기로 줄여 건네는 것입니다. 녹음에서 적용 대목을 찾아, 회중이 다음 주일 전에 했는지 안 했는지 스스로 답할 수 있는 문장이 하나라도 있었는지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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