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1-12
마태복음 5장 설교 — 팔복, 복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팔복은 산상수훈의 문을 여는 본문이고, 한국 교회 강단에서 가장 자주 오르는 본문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만큼 회중은 이미 여러 번 들었고, 설교자는 익숙함과 싸워야 합니다. 이 본문이 조용히 요구하는 것은 여덟 가지 덕목을 나열하는 일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누구를 향해 복이 있다고 선언하셨는지를 회중이 자기 자리에서 듣게 하는 일입니다.
본문 한눈에
- 1-2절에서 예수님은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 앉으시며, 제자들이 나아오자 입을 열어 가르치기 시작하십니다. 청중이 누구인지, 무리인지 제자인지가 이미 첫 두 절에서 겹쳐 있습니다.
- 3-6절은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로 이어지며, 결핍과 갈망의 자리에 있는 사람을 향한 선언입니다.
- 7-10절은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박해받는 자로 옮겨 가며, 다른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삶으로 방향이 바뀝니다.
- 3절과 10절이 같은 약속, 곧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는 말로 앞뒤를 묶고 있어 여덟 복 전체가 하나의 틀 안에 있음을 보여 줍니다.
- 11-12절에서 3인칭이 2인칭으로 바뀌어, 예수님은 듣고 있는 이들에게 직접 너희가 박해받을 때 기뻐하라고 말씀하시며 선지자들의 자리에 그들을 세우십니다.
설교가 갈 수 있는 길 셋
선언으로 읽기: 복은 조건이 아니라 선포다
각 절의 앞부분을 복을 받기 위한 자격 조건으로 읽지 않고, 예수님께서 이미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향해 복이 있다고 선포하시는 말씀으로 읽는 방향입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에게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는 말은 노력의 보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가 임했다는 소식이 됩니다. 이 방향은 은혜를 분명히 세우지만, 7-10절의 삶의 모습까지 선언으로만 풀면 본문이 요구하는 제자의 길이 흐려질 수 있어 균형이 필요합니다.
제자의 초상으로 읽기: 하나님 나라 백성의 성품
여덟 복을 하나님 나라 백성이 어떤 사람인지를 그린 하나의 초상으로 읽는 방향입니다. 3절에서 10절까지가 흩어진 덕목이 아니라 한 사람 안에서 함께 자라는 모습이라는 점을 보이면, 회중은 자기가 어느 한 가지만 골라 가질 수 없음을 알게 됩니다. 이 방향은 설교자가 여덟 가지를 다 다루려다 시간이 흩어지기 쉬우므로, 한 편의 설교에서 어디에 무게를 둘지 미리 정해야 합니다.
뒤집힌 가치로 읽기: 세상이 복이라 부르지 않는 것
가난, 애통, 온유, 박해처럼 세상이 복으로 여기지 않는 자리를 예수님께서 복이라 부르신다는 역전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입니다. 회중이 실제로 무엇을 복으로 여기며 살고 있는지를 정직하게 드러내야 이 역전이 힘을 갖습니다. 이 방향은 세상 비판으로 흐르기 쉬워, 비판의 화살이 회중 밖 누군가가 아니라 설교자와 회중 자신을 향하도록 지켜야 합니다.
이 본문에서 흔히 어긋나는 자리
여덟 개의 덕목 강의가 되는 것
여덟 복을 하나씩 정의하고 예화를 붙이다 보면 설교가 도덕 강의로 바뀌고,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누구에게 하셨는지가 사라집니다. 결과적으로 회중은 여덟 가지 숙제를 받고 돌아가며,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는 선언은 뒤로 밀립니다. 한 편의 설교라면 한두 복에 머무르거나, 여덟 복을 관통하는 한 가지 주장을 세우는 편이 본문에 더 가깝습니다.
10-12절의 박해를 건너뛰는 것
온유와 긍휼과 화평까지는 편안하게 설교되지만,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는 자에 이르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짧게 지나가기 쉽습니다. 그러나 본문은 이 여덟째 복에 가장 긴 분량을 주고 있고, 2인칭으로 바뀌어 직접 말을 겁니다. 오늘의 회중에게 박해가 무엇인지를 정직하게 다루지 않으면, 신앙 때문에 실제로 불이익을 겪는 성도는 이 설교에서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합니다.
번영의 언어로 복을 바꾸는 것
복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한국 교회 회중의 귀에는 건강, 사업, 자녀의 형통이 먼저 떠오릅니다. 설교자가 그 기대를 그대로 두고 팔복을 그 위에 얹으면, 본문이 뒤집으려는 바로 그 복의 개념이 설교 안에서 다시 세워집니다. 이 본문에서 복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설교 초반에 분명히 갈라 주지 않으면, 나머지 대지는 회중의 기존 이해 위에 미끄러집니다.
설교하신 뒤 스스로 물을 다섯 가지
- 설교 안에서 3절의 천국이 그들의 것이라는 약속이 조건을 채운 뒤에 받는 보상으로 설명된 자리가 있었는지, 아니면 이미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 선언으로 설명되었는지, 녹음에서 그 부분을 찾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여덟 복 가운데 실제로 몇 개를 다루셨고, 각각에 몇 분을 쓰셨는지 세어 보십시오. 10-12절의 박해가 다른 복보다 짧게 다루어졌다면 그 이유가 본문의 무게 때문이었는지 시간 때문이었는지 돌아보실 수 있습니다.
- 복이라는 말이 설교에서 몇 번 나왔고, 그중 몇 번이 본문의 뜻으로 쓰였으며 몇 번이 형통이나 잘됨의 뜻으로 쓰였는지 녹취록에서 세어 보실 수 있습니다.
- 11-12절의 너희라는 호칭을 설교자가 회중에게 직접 옮겨 말한 자리가 있었는지, 아니면 끝까지 3인칭으로 그들에 대해 말하고 끝났는지 확인해 보십시오.
- 예화 가운데 심령이 가난한 자나 애통하는 자를 보여 준 예화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예화가 본문으로 돌아왔는지 아니면 예화가 끝나고 바로 다음 대지로 넘어갔는지 녹음에서 그 이음새를 들어 보실 수 있습니다.
적용이 붕 뜨지 않게
이 본문에서 방향만 있는 적용은 우리 모두 온유한 사람이 됩시다, 화평하게 하는 자가 됩시다로 끝납니다. 회중은 동의하지만 월요일에 무엇을 할지 모릅니다. 착지한 적용은 여덟 복 가운데 하나를 골라, 이번 주에 한 사람 앞에서 한 번 해 볼 수 있는 일로 좁혀 줍니다. 팔복은 성품을 말하지만 성품은 구체적인 한 번의 행동에서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 4절의 애통하는 자를 따라, 이번 주에 슬픔 가운데 있는 성도 한 분께 위로의 말 대신 그분 곁에 삼십 분 앉아 있어 드리는 시간을 정해 보십시오.
- 9절의 화평하게 하는 자를 따라, 지금 사이가 어긋나 있는 한 사람의 이름을 적고 다음 주일 전에 먼저 연락하는 첫 문장 하나를 미리 써 보십시오.
- 7절의 긍휼히 여기는 자를 따라, 이번 주 안에 나에게 빚진 것이 있는 사람, 곧 갚아야 할 돈이나 사과가 있는 사람 한 명에게 그것을 더 이상 요구하지 않겠다고 말해 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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